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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타자료

서울숲에서 남산까지 둘레길을 가다 (성동구)

by mk정 2010.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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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남산 8㎞ 산책길
쉬엄쉬엄 걸으면 3시간,
가족과 트레킹 즐기기에 험하지 않은 편한 코스

"처음 오는 시민도 쉽게 보도·안내판 추가 설치"

따뜻한 봄 햇살 속 콧잔등을 간질이는 부드러운 봄바람을 맞으며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한강변 서울숲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산책길을 걸어보자. 녹지축으로 연결된 8㎞의 산책길을 따라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성동구가 최근 조성한 산책로는 서울숲에서 출발해 응봉산, 독서당공원, 호당공원, 금호산, 매봉산 팔각정, 남산까지 이어진다. 험한 코스가 없어 따뜻한 봄날 가족과 함께 트레킹하기에 좋은 코스다.

◆개나리 활짝 핀 응봉산 공원, 독서당공원, 호당공원

봄날 산책은 한강변에 있는 성동구 서울숲에서 시작된다. 면적만 115만6498㎡(약 35만평)에 이르는 서울숲을 둘러보고 매점 위로 연결된 보행교를 따라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쪽으로 나가면 시원한 강바람을 맞을 수 있다.

성수대교를 왼쪽에 끼고 횡단보도를 건너 직진하면 옛 모양이 하늘로 오르는 용처럼 구불구불해서 이름 붙여진 용비교가 나온다. 용비교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중랑천, 왼쪽은 한강이다. 용비교에서 바라보는 한강은 봄 햇살에 반짝인다. 붉은색 철교의 성수대교도 보인다.

지난 9일 성동구 응봉산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꽃을 감상하며 산책을 하고 있다. / 성동구 제공

용비교에서 바라보는 응봉산(95.3m)은 온통 노란 개나리꽃들로 '봄옷'을 갈아입었다. 응봉산을 찾은 상춘객들은 봄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연방 셔터를 눌러댔다. 개나리들의 군락을 따라가다 보면 팔각정이 나온다. 응봉산 팔각정에서는 동부간선도로와 중랑천, 한강, 멀리 강남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응봉산을 내려와 폭 8m, 길이 25m인 육교형태의 생태통로를 건너면 독서당공원이 이어진다. 작년 말 성동구가 무허가 주택 68가구를 헐어내고 8150㎡ 규모로 조성한 생태공원이다. 성동구 장영각 토목과장은 "독서당은 조선시대 때 신하에게 휴가를 줘 책을 읽게 한 곳으로, 이 공원에도 2012년까지 '청소년 문화의 집'이 들어선다"며, "조선시대 학자들이 책을 읽었던 것처럼 이곳을 찾은 시민도 자유롭게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독서당공원 바로 옆에는 최근 새로 단장한 대현산공원(8만8924㎡)이 있다. 공원을 300m 정도 걸어나오면 논골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 위쪽에는 '호당공원'이 있다. 호당공원은 1998년 지상에 있던 배수지를 지하로 옮기고 7만5570㎡ 규모로 조성한 공원이다. 대현산 배수지공원으로 불렸다가 '금호동'과 '신당동' 사이에 있다고 해 호당공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강형구 성동구청 문화공보체육과 팀장은 "호당공원까지가 8㎞ 코스의 딱 절반"이라며 "논골사거리 식당가에서 요기를 해도 되고, 다리가 아픈 사람은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을 이용해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금호산~매봉산~남산 산길 코스

호당공원을 나와 금호산길을 따라 5분 정도 올라가면, 왼쪽으로 꽃망울을 머금은 벚나무 군락이 보인다. 매년 열리는 금호산 벚꽃 축제는 올해 천안함 사태로 취소됐다.

금호산 산책로를 걷다 보면 종달새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숲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옥수동이 보이는데, 산책로 좌우로 벚꽃,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봄꽃들이 펼쳐진다. 산책로 내내 푸른 한강의 모습이 끝없이 이어진다.

금호산(134m)과 매봉산(175m)을 잇는 생태통로를 지나 1㎞를 걸어 매봉산 팔각정에 이르면 도심에서는 드물게 서울 한복판을 유연히 감아도는 한강과 도심의 빌딩숲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산책길에 나섰던 시민들은 모두 "와~"하는 탄성을 지른다.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매봉산 팔각정. / 성동구 제공

팔각정 앞 바위에는 오동춘 시인의 '매봉산에서'란 시가 새겨져 있다. '해 오르는 마음으로/ 정든 매봉산 오르면/ 확 트여 오는 눈 앞에/ 하늘 푸른 한강물 흘러 가고/ 동호 큰 다리의 차물결도/ 씩씩하게 내닫는다'.

매봉산을 빠져나오면 버티고개다. 현재 매봉산과 버티고개는 단절되어 있어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 매봉산과 버티고개를 잇는 생태통로는 내년 말 들어설 예정이다.

버티고개의 지명은 옛날 한양을 순찰하던 순라군들이 고개를 넘어가는 도둑을 쫓으며 "번도(番盜·'도둑'을 의미)"라 외쳤던 것이 유래가 됐다. 소나무 숲이 울창해 당시 도둑이 숨기에 적당했다고 전해진다.

버티고개를 나오면 남산 국립극장 앞에 도착한다. 남산 성곽 옆길을 따라 800m 정도 올라가면 N서울타워다. 한강변 서울숲에서 이곳까지 쉬엄쉬엄 걸으면 3시간 정도 걸린다. 만보기를 보니 9520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이호조 성동구청장은 "서울숲~용비교(800m), 독서당공원~호당공원, 버티고개 연결구간 등 아직 녹지공간이 조성되지 않아 아스팔트 길로 연결된 구간에는 우레탄 보도를 만들고 안내간판도 56개 세워 처음 오는 시민도 쉽게 한강과 남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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